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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중첩된 시간의 결》

2026.03.03 ~ 2026.03.15 / 최재성


전시 장소 갤러리 더플럭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윤보선길28, 2층

링크 홈페이지

전시 내용

사물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감각과 인식의 확장 가능성에 대하여

최재성 작가는 ‘중첩된 시간의 결’을 주제로 하여 최근까지 작업해 온 자신의 사진 작업들을 전시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작가 는 자신의 작업과 관련하여 그의 작가노트에서 사진이라는 것은 기억과 현실 사이에 존재하는 인식의 틈을 탐구하는 매체라고 정의하였다. 이는 단지 사진이 피사체의 형상만을 이미지로 담아내는 기술적, 기능적인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선택 한 대상과 선택한 시각적 조건들이 그대로 인간의 과거 기억이나 현재 마주하게 된 현실들 해석하는 것에 반영된다는 것을 의 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때 작동되는 것은 인간의 인식 작용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과 관련하여 상실의 경험이 있었고 이로 인해 한때 목적 없이 걸었었던 기억이 있었으며 작업을 하고 사유하는 과정에서 이를 소 환하게 되면서 이 과정 자체가 내면이 깊어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한다.

사진이라는 것은 시공간 속에서 어떤 한 순간, 한 장면을 담아내는 것으로 생각될 수 있겠으나 상실의 경험 이후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작가에게 이 사진이라는 매체는 자신이 삶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세계의 한 단면만이 아니라 그 곳에 담겨 있을 것으 로 보이는 시공간의 다양한 층위와 깊이를 발견하도록 만드는 하나의 계기가 되도록 만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세계의 일 부로서, 그리고 시각적 주체로서의 인간이 시각적 대상으로서의 세계와 어떻게 연결되는가와 같은 인간과 세계의 관계 방식뿐 만 아니라 그 시각적 대상이 다른 시간, 다른 공간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가에 대한 것까지 깊이 있게 통찰할 수 있게 된 시발 점이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는 작가만의 독특한 시각을 갖게 된 과정을 잘 보여주는 지점으로 보이는데 이는 사진이라 는 것이 기억과 현실 사이의 인식의 틀을 탐구하는 매체라고 보는 작가의 견해에 비춰보면 감각과 인식의 층위에서 분화하는 세계 인식에 대한 작가의 심층적 시각에 대해 어떠한 것인가에 대해 가늠해 볼 수 있게 만드는 지점이 되기도 한다.

사실 인간은 눈 앞에 있는 그대로 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의식이 구성한 의미를 통해 보기도 한다. 후설(Edmund Husserl) 은 “지각된 사물 그 자체는 인식하는 의식 바깥에 존재하지만, ‘지각된 것으로서의 사물’은 지각 작용 그 자체에 내재하며 의식 에 의해 구성된 의미이다.”라고 하였다. 즉 의식 밖의 물리적 실체로서의 사물과 의식 속에 나타난 사물의 관계가 어떠한 것인 가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최재성 작가 역시 현실로부터의 물리적 실체에 대한 인식에는 기억 작용이 작동되는 가운데 의미의 덩어리로 다가오는 노에마(Noema)가 있음을 인식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는 사물과의 관계 혹은 조건의 변화 속에서 다양하게 수납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면서 이로부터 작가는 세계에 대한 확장적 사유를 하게 되었고 세계에 대 한 자신만의 통찰적 인식에 이르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렇게 인식하게 된 그 여러 순간들을 작업을 통해 보여주고 자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때 작가가 사진 작업에서 보여주고 있는 어떤 특정한 순간, 그리고 그 순간에서의 어떤 한 지점은 사물 혹은 사건의 한 단면만을 제시해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으나 좀 더 작가의 관점으로부터 추적해보면 작가는 그 한 단면의 시각 적 감각 정보를 통해 인식의 프로세스 가운데 열리게 되는 사유의 창조적 분화와 시각의 확장성과 같은 영역을 자신의 작업에 담아내고자 했을 것이라는 작가의 관점을 만나게 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이때 작가에게 감각된 대상이라는 것은 인식과 사유 의 과정 속에서 인간이 세계 속의 사물과 연결되고 있음을 직관하게 되는 한 순간으로 다가왔을 수도 있고 전위된 세계, 교차된 감각의 지평 가운데 시공간적으로 확장되어 존재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각성하게 되는 한 순간으로 다가왔을 수도 있을 것이다. 세계에 대한 감각과 인식의 확장은 사유의 확장과 연결되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작가는 “사진은 세계가 나에게 보내는 신호이자, 신호에 대한 나의 응답”이라고 하였다. 작가는 작업에서 시각의 수동적 위치 가 아니라 시각적 감각으로부터의 능동적 사유와 해석을 유도하는 가운데 시각을 매개로 한 상호작용 그 자체까지 작업에서 보 여주고자 했던 것이다. 작가가 언급한 내용을 보면 사물을 통해 바라보게 되는 세계의 심층이라는 것은 세계가 보내온 신호이 자 시각 주체의 응답일 수 있음을 말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간은 이처럼 세계와 상호작용, 신호의 주고받음을 통해 존재를 확인하게 되는 것임을 함께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작가는 전시를 통해 그 관계 속으로, 그리고 인식의 프로세스 안 으로 들어가 관계 맺음을 통해 그 상호작용의 경험, 세계에 대한 시공간적 경험을 해볼 것을 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객 들 역시 스스로를 확인해 볼 수 있도록 말이다. 이승훈(미술비평)